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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체중계(mi scale) 사용기

8년 전 작성

블로그에 올리는 글마다 있지도 않은 정성을 담으려니 시간이 걸리고, 시간이 걸리다보니 점점 포스팅 빈도가 줄어 사용기나 후기는 가급적 사진 위주로 간단히 담아보려 합니다.

대륙의 실수(라고 쓰고 대륙의 실력이라고 읽는 것이 맞을 듯)라고 불리는 샤오미 체중계, 공식 이름 mi scale 을 10번가 옆 거리 쇼핑몰에서 3만원 초반대에 구입하여 사용 중에 있습니다.

처음 배송이 와서 택배 상자를 뜯자마자 감탄이 나옵니다. 고작 3만원짜리(3만원의 값어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체중계의 보편적인 가격을 고려한 표현) 체중계의 포장이 상당히 정갈하게 되어 있습니다. 화려하고 무시무시한(촌스러운의 완곡한 표현) 제품 사진과 선전 문구가 있는 포장 상자에 대한 기대(우려)는 사라지고 마치 맥북이라도 산듯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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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깔끔한 포장의 이면에는 본질보다 명분이 중요한 우리나라 법규의 아픔을 담은 문구가 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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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본체 확인을 위해 상자를 열면 이렇게 손잡이 달린 뚜껑이 뙇! 다시 한번 감동이 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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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면 드디어 비닐에 쌓인 본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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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모습은!! 네, 맥북이나 아이맥을 사신 분들은 볼 수 있는 제품 전체를 감고 있는 비닐 포장입니다. 잘 안 보이신다구요? 제품을 꺼내 뒤집으면 확연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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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이시죠?

제품 마감은 전반적으로 훌륭합니다.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는 전면의 강화 유리 부분만 보기 때문에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디자인과 소재입니다. 반면, 후면부는 통상적인 플라스틱 느낌이 강해 제품의 가격이 얼마였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물론, 알루미늄 같은 소재로 했다면 체중은 목욕탕 가서나 확인하는 결과를 낳았겠지요?

건전지 넣는 부분 역시 "그렇지.. 3만원 짜리지.." 라는 생각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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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부분에 큰 기대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건전지 넣으면서, 집에 있던 혼자서 움직이며 미친듯이 웃어대는 (그래서 미친 사슴이라 이름 붙인) 장난감이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 스티커 부분에 아마도 중량 단위를 변경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나 봅니다. 뭐 이 부분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테러방지법도 무섭고 글 쓰기도 귀찮아서...

건전지를 넣으면 체중이 표시되는 부분에 "Hello" 라는 문구가 뜨며 마치 아이폰을 처음 켰을 때의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왕 따라할 거 꼼꼼하게 따라 했습니다.

이제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 받아 설치합니다. 앱은 안드로이드 아이폰 모두 있습니다. 예전에 샤오미 앱은 중국어만 있어 불편하단 얘기를 들었던것 같은데 다행히 영어도 함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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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실행하고 샤오미 계정(네... 맞습니다. 자발적으로 중국에 제 개인정보를 팔았습니다. ㅜㅜ)을 만듭니다. 계정은 앱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고 인터넷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앱으로 만든 후에 상세 정보 수정은 공식 사이트를 이용하면 됩니다.

체중계와의 블루투스 페어링은 휴대폰의 블루투스를 켜고 앱을 실행한 후에 체중계에 올라서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자연스럽게 페어링을 하면서 첫 체중을 재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집안의 여러 사람이 한 체중계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체중이 현격히 다르다면(보통, 남자 어른, 여자 어른, 아이 있는 경우 그렇겠지요?) 체중 범위를 가지고 사람을 구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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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경우 앱을 켜고 페어링을 하자마자 체중계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더군요. 앱이 펌웨어를 다운 받아 블루투스를 사용해 체중계에 보내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앱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이지만 UX 는 후집니다. 무언가 되게 현대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은 했는데 앱의 사용 흐름이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못하고 한참을 만지작 거리면서 무슨 기능을 하는지 파악해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기능은 많아 보이는데 정작 이리저리 만지다보면 별 것 없다는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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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의 첫 화면입니다. 제 체중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혹시나 방금 체중계한테서 새 기록을 받아오면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몇 개의 기록을 받아왔는지 표시됩니다.

다른 화면은 자매품 미밴드를 사용할 경우 수집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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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체중계보다 저렴하지만 귀찮아서 시계도 잘 안차는 제가 밴드를 열심히 찰 리도 없고, 무엇보다 회사 동료가 밴드 찬 후 출근하고 보니 고무줄만 남아있더라는 아픔을 가까이서 본 후라 밴드는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체중 변화를 그래프로 확인하는 화면이 유용합니다 - 무엇보다 체중 표현을 위한 그래프를 곡선으로 처리한 부분은 맘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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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급격한 체중 증가나 감소는 병에 대한 지표일 가능성이 커서 건강 관리 측면에서 유용해 보입니다. 체중 재는 행위 자체가 재밌어지면서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부작용이라 할까요?

예를 들어 아래를 보면 삼겹살 흡입 회식 후 증가한 체중과 이후 장염에 걸려 줄어든 체중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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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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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많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가지고 놀만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쓸만한 기능은 가족, 친구끼리 서로 체중을 공유(으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아내의 체중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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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된 건강 정보는 아이폰 공식 건강앱에도 전달되어 이렇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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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이외에 제가 "비만 인덱스(Bi-Man Index)"라고 부르는 BMI 도 제공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하긴 더 자랄 일은 없으니 키는 거의 고정이고(두피나 발바닥에 살이 찔 수도 있으니 거의라고 표현을...) 체중 변화에 따라서만 달라질테니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만...

사용중이던 15년된 체중계가 고장나 사게 되었는데,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습니다. 디자인도 상당히 이쁘고 체중 기록이 누적되어 남는다는 부분 때문에 평소보다 체중도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체중계를 옷을 갈아 입거나 하는 방의 눈에 띄는 곳에 두어야 오가면서 사용할 일이 많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