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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역 "L.Rin(엘린)" 방문기

11년 전 작성

여기 망했지만 기록을 위해 남겨둡니다 ㅜㅜ

양화대교를 건너 집으로 오려면 양화대교 남단에서 바로 우회전이 안 되는 관계로 양화대교 남단 사거리를 지나 동네 골목길로 우회전을 해 집 방향으로 오곤 합니다. 그렇게 지나던 골목길에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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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이는(실은 더 멀리서 보였겠죠. 당연히 이 사진은 줌으로 당긴 겁니다) 레스토랑을 발견하고는 집 근처이니 언제 시간날 때 한번 가보자 하였습니다. 그렇게 기억 속에만 담아 두고 있다가 더운 날씨에 공부하다 지쳤는지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 하여 슬슬 걸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영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건물 외관과 주변 환경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기에 인터넷에서 좋은 평을 받지 않았다면 그냥 목동 번화가로 차를 몰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도 외관보단 내장 디자인이 맘에 드는 차(i30?)가 있고 반대로 외관에 비해 인테리어가 떨어지는 차(BMW? 응?)가 있듯, 레스토랑도 겉으로 보기에는 번지르로 하지만 막상 실내 인테리어나 음식 맛이 실망스러운 집이 있고 (대체로 지방에 있는 맛집처럼) 외관은 허름하기 짝이 없지만 실내의 아늑함이나 음식 맛으로 이를 충분히 보상하는 집이 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L.Rin"은 후자에 해당하여 외관이나 주변 동네 분위기만 보고는 닳고 닳은 맛을 보장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렸다면 후회할 뻔한 음식점이었습니다.

일종의 "원추근미(遠醜近美)"라고 막상 가게를 찾아가 가까이서 바라보면 입구부터 아기자기한 자갈길이 손님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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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늑한 정원(실외 테이블)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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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잘 다듬어진 느낌입니다. 조명도 아늑해서 음식 사진이 실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맛깔스러운 빛으로 찍히더군요 - 아이폰 카메라가 좋은 탓인가요?

아늑한 분위기 탓인지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보고 찾아온 젊은 연인들이 손님의 대부분이었습니다. 먹거리와 맛을 음미하는데 정신을 집중하는 부부와 주문한 음식은 민망하게 내팽개쳐두고 쓰담쓰담 하느라 바쁜 젊은 연인들이 대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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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오느라 저녁 식사가 조금 늦어져서 배가 고픈 탓에 스파게티 하나와 고르곤졸라 피자 하나를 시켰습니다. 스파게티는 프랜차이즈 이태리 음식점과 비슷한 가격(1만원 초중반)이며, 피자는 상대적으로 좀 저렴한(1만원 중반) 편입니다.

저야 이태리 음식은 다 맛있어 해서(심지어는 사내 식당에서 나온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고도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이 싸구려 입맛... ㅎㅎ) 제 입맛은 믿을게 못되지만 나름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집사람도 맛이 좋다고 평했습니다 - 그러고보니 메뉴판에 조선호텔 출신 쉐프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고 써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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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도 담백하고 깔끔한 편이고 스파게티는 소스 맛이 좋아 숟가락으로 남은 소스를 긁어먹는 만행을... 다 먹고 나니 설거지만 안했다 뿐이지 빈 그릇만 덩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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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처럼 넓은 공용 주차장이 바로 옆이라 차를 가지고 오셔도 주차 걱정은 없어 보이며 1시간까지는 무료이고 친절한 사장님께서 차를 가져온 고객은 주차비를 위해 할인을 해주신다고 합니다 - 저야 뭐 집이 바로 코앞이라 차 가지고 올 일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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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 가볍게 걸어서 갈 수 있는 맛집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선유도 오실 일 있으면 선유도 들어가는 길에 있는 흔하디 흔한 음식점 말고 조금은 구석에 있지만 맛도 좋고 친절한 곳에서 식사하시는 것도 별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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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원래는 일요일에는 영업을 안 하다가 최근 영업을 시작했는데 일요일에는 사장님 혼자 주방과 홀서빙까지 감당하느라 일정 테이블 이상의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 돈은 적게 벌어도 음식 품질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하시네요. 일요일에 가실 분들은 미리 전화해보고(02-2679-0901) 방문하시는 것이 헛걸음을 안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유도 공원에 왔다가 찾아가시려는 분들을 위해 친절하게 안내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지도부터...

선유도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오른편에는 파리바게트가 있는 길이 나옵니다. (선유도 공원에서 선유도 역까지는 스스로 찾아가는 응용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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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에서 나온 방향 그대로 직진을 하다가 처음 나오는 골목길(이라지만 차가 다닐 만큼의 길입니다)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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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래 보이는 길을 따라 직진을 합니다. (앗! 좌측에 제가 좋아라하는 지코바 치킨집이 보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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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거리가 되는데 눈 앞에 세븐일레븐이 보이면 도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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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좌측으로 바로 아기자기한 자갈길이 보이며 이곳이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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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차를 가지고 오셨다고요? 그럼 네비를 찍으시면 됩니다. 네비에 "L.Rin(엘린)"으로 검색이 되지 않으시면 "양평2동공영노외주차장"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 제 친절은 여기까지!